중국 닝보에 위치한 삼성중공업 영파법인이 3억 달러에 달하는 석유제품선을 수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995년 설립 이후 선박 블록 건조를 주력으로 하다 2012년부터 신조사업에 뛰어든 영파법인의 이번 수주는 한국 조선업계보다 가격경쟁력이 있고 중국 조선업계보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3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영파법인은 머스크탱커스(Maersk Tankers)와 5만DWT급 MR탱커 9척에 대한 수주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 선박은 옵션계약 없이 9척 모두 확정 발주되며 오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머스크탱커스는 핵심 사업분야인 MR탱커 선단의 리뉴얼을 위해 이번 선박 발주를 결정했으며 척당 선박가격은 3천200만 달러, 총 계약금액은 3억 달러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박 발주를 앞두고 머스크탱커스는 한국과 중국 조선소들을 상대로 협상을 진행했으나 한국 조선업계와는 가격경쟁력에서, 중국 조선업계와는 기술력에서 우위를 보인 영파법인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제품선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은 척당 선박가격으로 3천400만 달러를 제시한 반면 영파법인과 또다른 석유제품선 전문 조선소인 CSSC(CSSC Offshore & Marine Engineering, 구 Guangzhou Shipyard International)는 3천200만 달러의 선가를 제시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영파법인이 지난 1995년 설립 이후 여타 중국 조선소와는 확연히 다른 수준의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이번 수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영파법인은 캐피털마리타임(Capital Maritime)으로부터 MR탱커 4척(옵션 2척 포함)을 수주했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17년 인도될 예정이나 선박 가격을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캐피털마리타임이 8척의 MR탱커를 척당 3천300만 달러에 발주한 바 있어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선가에 계약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선박 중 ‘액티브(Active)’호와 ‘아마데우스(Amadeus)’호는 지난 4월 및 7월에 인도됐으며 나머지 6척의 선박도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캐피털마리타임 측은 삼성중공업 영파법인이 건조한 MR탱커의 품질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추가발주를 결정하게 됐다”며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했으나 선박 품질은 한국 조선소 수준이라는 것이 캐피털마리타임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영파법인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2억5천만 달러 규모의 선체와 해치커버를 제작해 모회사인 삼성중공업에 인도했으며 지난 2012년에는 한국 S&P마린으로부터 1만7천DWT급 중량물운반선을 수주하며 신조사업에도 진출했다.

79만㎡ 규모의 부지에 4천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영파법인은 올해 중 MR탱커 4척이 인도되는 것을 포함해 총 10척의 선박을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