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이 8000억원 규모의 선박 10척을 수주하면서 잇따른 ‘잭팟’ 소식을 알렸다. 대우조선해양이 1조원이 넘는 계약을 따낸 지 사흘 만이다. 국내 ‘조선 빅3사’는 올해 들어서만 10조원에 육박하는 계약을 따내는 등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유럽, 아프리카 및 오세아니아 등 해외 선사 4곳과 8230억원 규모의 선박 10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선박 종류는 30만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사진) 4척, 9만1000입방미터(㎥)급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3척, 4만 입방미터(㎥)급 중형 LPG운반선 1척, 5만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2척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초대형 LPG선은 각각 울산 현대중공업과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돼 2022년 하반기부터 차례로 인도될 예정이다. 중형 LPG선과 PC선은 각각 울산 현대미포조선과 현대베트남조선에서 건조돼 2023년 상반기와 2022년 하반기에 선주사에 인도될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이 올 들어 수주한 선박은 총 55척으로 계약 금액은 44억 달러(5조72억원)에 달한다. 1분기가 채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올해 수주 목표(149억 달러)의 30%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초대형 LPG운반선과 중형 LPG운반선 계약에는 옵션도 포함돼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 ‘빅3’가 올 들어 수주한 금액은 9조5136억원에 이른다. 지난 12일엔 대우조선해양이 미주와 유럽, 아시아지역 선주 세 곳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 10척을 약 1조959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 조선사는 현재까지 총 16척(약 1조7700억원)을 수주해 올해 목표 수주액 77억 달러의 20%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같은 기간 총 19척을 수주해 올해 목표의 31%에 해당하는 2조7300억원의 수주 금액을 기록했다.
국내 업계는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82만CGT(표준선 환산톤수) 중 156만CGT를 수주해 점유율 56%로 1위를 지켜냈다.
업계는 1분기 수주 금액을 끌어올린 선반 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주춤했던 발주 수요가 올해 본격적으로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기술력을 자랑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