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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규제 늦어지자…조선 기자재 업체 파산·가동 중단 잇따라

작성자: 운영자

조회: 3807 등록일: 2017-10-18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예년 수준에 못미치면서 조선업계가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환경 규제까지 늦춰지면서 조선 기자재 업체들이 잇달아 파산하거나 가동 중단에 들어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는 올해 9월부터 선박평형수 처리장치(BWMS·Ballast Water Management System)를 의무적으로 달도록 할 예정이었으나 시행이 2년 유예되면서 관련 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선박평형수 업체 오션세이버(OceanSaver)는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오션세이버는 세계적인 선박평형수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다. 평형수 처리 장치를 판매하기 위해선 국제해사기구 승인 외에 미국 해안경비대(USCG·United States Coast Guard)의 승인이 필요한데, 작년 말까지 USCG 승인을 받은 업체는 오션세이버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3개 업체밖에 없었다. 업계에 따르면 오션세이버는 환경 규제를 앞두고 시설 투자에 나섰다가 시행이 연기되자 자금 부담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업체 엔케이는 최근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윤소 엔케이 회장의 차남인 박제언 이사는 지난 12일 엔케이 지분 1.06%(84만6165주)를 모두 매각해 약 11억4000만원을 현금화했는데, 업계는 박 이사가 운영자금으로 쓰기 위해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평형수는 선박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사용되는 바닷물이다. 화물을 선적하면 싣고 있던 바닷물을 버리고 화물을 내리면 다시 집어넣어 균형을 잡는데, 평형수에 해로운 세균이 많이 섞여 평형수를 넣고 빼는 과정에서 해양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IMO는 평형수로 인한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이번달 8일부터 모든 선박에 대해 BWMS를 거치지 않은 평형수를 바다에 버릴 수 없게 할 예정이었으나 시행 시기를 2년 늦췄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평형수 규제를 앞두고 관련 업체들이 생산시설 확충 등 투자에 나섰는데, 시행이 늦춰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며 “비단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기자재 업체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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