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조선산업의 본격적인 위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무엇보다 그동안 축적된 투기적 발주가 해소되기 까지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며 세계 주요 컨테이너선사 및 유럽의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인한 대내외적 여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산업은 조선시황이 극복될 때 까지 대형조선소는 사업다각화를 중형조선소는 전문화 등의 대안 마련이 집중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2009년, 조선시황 신규수주 전년대비 83.5% 감소 2009년 국내 조선소의 신규수주는 전년 대비 83.5% 감소한 810만CGT에 그쳤다. 전방산업인 해운산업의 시황이 폭락했고, 피해가 누적되면서 신규발주 여력이 전혀 없었던 결과였다. 2010년 1월 국내 조선소 수주량(2010년 2월 Clarkson 기준)은 16척, 35만CGT로 2009년 1월의 4척, 11만CGT에 비하면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판단되지만, 19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국내 조선소의 인도량을 기준으로 생산능력이 1,500만CGT를 상회한다고 볼 때 3배 이상의 수주가 가능해야 장기적으로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회복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수치이다. 2008년말과 2009년 1월의 전망에서 2009년의 건조량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는데, 금융위기에도 2008년말 생산량이 급증하였고 수주잔량이 풍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록 2010년 수주잔량이 더 컸지만 2010년에는 수주취소와 인도연기 여파로 생산량이 감소하여 2009년에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았는데 CGT기준으로 그 시점이 더 빠르게 나타났다. 2009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생산량이 예상보다 낮았고 4/4분기에 들어서는 예상보다 턱없이 부족한 수준(전년대비도 감소)으로 낮아졌다. 2009년 인도량(2010년 2월 현재 Clarkson 기준)은 DWT기준으로는 28.3% 증가하였지만, CGT기준으로는 0.4% 감소한 1,550만CGT를 기록하였다. 2009년 하반기 건조량 감소는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로 인해 선가가 하락하면서 기 승인된 선박금융 조차도 LTV를 맞추기 위해서는 추가 담보가 필요하거나, 유럽계 선박금융기관들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선박금융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물론 여기에는 국내 중소조선소의 구조조정으로 수주잔량이 취소되면서 발생한 부분도 있고 일부 중소조선의 생산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발생한 측면도 있지만, 그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2009년말 국내 조선소의 수주잔량은 전년동기대비 21.8% 감소한 5,282만CGT로 2008년말의 전망치보다 크게 하락하였다. 인도량이 증가했기 때문이 아니라 신규수주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2010년, 조선산업 본격적 위기 돌입 2010년 조선산업은 본격적인 위험에 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산량에 턱없이 부족한 수주는 당분간 지속되는 반면 수주잔량에 대한 취소와 연기, 선가조정에 대한 해운사들의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 해운사들의 구제금융 조달 여부와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에 따라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따른 영향으로 대형 조선소보다는 중소 조선소들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조선소에 주로 발주한 해운사들은 대부분 대형 해운사들이고 세계 각국의주요 해운사들이기 때문에 국가들의 지원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부채가 적은 대형 조선소들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자금을 모으고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반면, 중소 조선소는 현재의 유동성도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다각화준비는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취소와 연기, 선가하락, 유동성문제가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저가수주 논란이 최근 있긴 하지만 신규 수주로 비어있는 선대를 채우고 단기간의 유동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판단 된다. 20~30년마다 나타났던 투기적인 발주량과 해소과정을 살펴보면 투기적 발주로 인도된 선박이 해소되는 시점, 즉 선박의 수명인 20~30년 후에 다시 호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 사이 조선 산업은 생산시설을 유지한 채로 가동률을 낮추고 호황이 될 때까지 버티거나, 다른 중공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새로운 개념의 선박(극지방용 선박이나 다양한 해양플랜트 등)으로 불황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현재의 조선부문 매출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 이다. 또한 그러한 선박들이 현재의 수주잔량으로 버틸 수 있는 상황에 활성화될지도 의문시 되고 있다. 투기적 발주량 해소가 관건 세계 신규수주는 투기적인 발주량을 기록한 이후에는 장기간 감소했으며, 1973년 유조선 중심의 시황 붕괴 이후에는 무려 5년간 신규수주 감소가 지속되었다. 1980년 벌크선 중심의 투기적 발주 이후에는 2년간 신규수주가 감소하였으며 1973년 이후 발주량 규모 자체가 1980년대까지는 극도로 빈약하였고, 1990년대에 들어서야 회복되는 듯한 상황이 되었다. 1973년의 투기적 발주를 회복하는데는 30년이란 시간이 필요했고, 조정기에 들어갔어야 할 2006~2007년에 조정을 하지 못함으로써 2008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투기적 발주로 현재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중국이나 신흥국가가 필요로 하는 물동량을 해소하기 위해 조선이나 해운산업도 그 규모가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몇 년간 나타난 투기적인 신규수주와 신규수주의 급감은 향후 수년간 수주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2008년 신규수주는 GT 기준으로 전년대비 45.8% 감소하였고, 2009년에는 전년대비 약 85% 감소하여 1970년대 이후 최악의 감소율을 보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에는 신규수주량이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는데, 상선부문보다는 해양플랜트 부문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는 측면도 있지만 기저효과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2011년까지 신규수주가 회복된다고 하더라고 그 규모는 1990년대 중후반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34년만의 장기 사이클로 본다면 당분간 상선부분에서는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선종별 수주 가능성 컨테이너선 컨테이너선은 2003~2008년 상반기까지 상대적으로 호황기를 누렸다. 이 기간동안 조선소의 신규 수주량은 급격히 증가하였다. 컨테이너선 수주가능성과 신규수주는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는데, 2008년의 대규모 발주량은 기대 이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폭락한 시황에 맞추어 신규수주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컨테이너선의 신규수주가 재개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수주잔량과 각국 선사들이 계선시키고 있는 선박의 해소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AXS-Alphaliner에서 발표하고 있는 계선된 컨테이너선은 초저속 운항과 물동량 회복에도 불구하고 전체 컨테이너 선복량의 10%에 가까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기존 운항선사들이나 비운항선사들은 신규발주보다는 계선된 선박이 노선에 투입되어 해소가 되어야만 새로운 발주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계 주요 선사들이 발주해 놓은 컨테이너선이 조선소에 완료된 상태에서 인도되지 않고 있는 것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한진중공업에서는 CMA-CGM에서 발주하였고 건조가 완료된 6,500TEU급 컨테이너선에 대해 CMA-CGM이 잔금을 치르지 못하자 계약을 취소하고 다른 해운사에 매각한 일이 발생하였다. 또한 4척의 6,500TEU 시리즈 4척중 1호선은 정상 인도되었고 2호선이 리세일 되었으며 다른 시리즈 선박들도 CMA-CGM의 선박금융조달 여부에 따라 리세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발주 가격은 척당 10,500만달러였는데, 리세일 가격은 발주된 계약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약 4,100만달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 입장에서는 잔금과 부대비용 수준에서 매각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매각대금이 Clarkson 신조선가인 6,600만달러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향후 큰 파장이 우려된다. 다수의 컨테이너선사가 CMA-CGM처럼 선박금융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독일의 KG펀드도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조선소에서 리세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세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시장에서 형성된 신조선가보다 싸게 나올 가능성도 농후하므로, 신조선 발주가 가능한 우량 해운사라면 신조발주보다는 리세일선박을 매입하는 것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 따라서 계선된 선박과 리세일 가능성이 높은 선박들이 모두 해소되기 전까지 신조선 발주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AXS-Alphaliner에서 2012년에 계선된 컨테이너선이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새로운 선박의 인도와 물동량 증가가 고려된 것으로 판단된다. 심지어 인도연기보다 계약 취소가 많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2012~13년까지 컨테이너선의 신규발주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규모에 따라서 차이가 날 수 있는데, 1,000TEU 이하 선박은 2011년 이후 인도 예정량이 적고 물동량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수 있어서 일부 발주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탱커 VLCC를 대표적으로 살펴보면 2000년대 초반에는 운임과 신규 수주의 연관성이 잘 나타나지 않았고, 운임이 하락했을 때 수주가 나타나고 상승했을 때 수주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2~3년의 해운 단기사이클과 조선 단기사이클이 긍정적으로 나타 나고 있는 형태이다. 즉 해운불황기에 신조 발주를 해서 호황기에 대처하고, 호황기에는 불황을 대비하여 신조 발주를 자제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사이클은 2007년부터 투기적 발주와 시황 폭락으로 시황과 발주량이 거의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북반구 한파로 인해 운임이 크게 상승하면서 신규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운임이 정상화되면서 다시 낮아지고 있다. 선가가 하락하더라도 인도예정인 선박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다가, 단일선체 유조선의 퇴출이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어 탱커의 신규수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품선의 경우에는 2011년 이후 인도 예정량이 적고, 단일선체 노후선박 비중이 높아서 신규수주 가능성은 가장 높은 선종으로 판단된다. 또한 탱커 선주들은 대부분 우량 선주들이기 때문에 타 선종에 비해서 인도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점은 단기적으로 많은 수주잔량이 유효하고 꾸준한 인도로 선복량 과잉이 장기간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투기적 발주가 적었던 우량 선주들은 선가가 낮은 현재 시점에서 선박금융 조달금리만 정상화 된다면 신규 발주가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탱커 신규수주는 단기간에는 투기적 발주가 적었던 우량 선주 중심으로 일부 발주가 나타나고, 중국과 중동 등 신규가동 또는 증설되는 정유 및 석유화학 공장의 물동량 증가에 맞추어 제품선 발주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발주량 규모는 2009년에 비해 증가하겠지만, 2000년대 초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벌크선 벌크선의 경우에는 운임과 신규수주의 연관성이 매우 잘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선가가 폭락하였던 반면 중국효과로 시황이 회복되면서 벌크선으로의 선종변경 뿐만 아니라 신규수주도 타 선종에 비해서 매우 양호했다. 2009년 중순 이후의 Capesize 벌크선의 신규발주 가능성은 2002년 수준이었던 것으로 판단되는데, 실제로도 발주량은 브라질 Vale사의 대규모 선대확충 등으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2010년에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벌크선 수주가 되고 있는데, 컨테이너선이나 탱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운임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비어있는 선대를 채우기 위해 낮은 가격에 발주가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0년 하반기 이후로 중국 물동량 수입증가세가 둔화되고 인도예정인 선박이 투입되면 운임이 하락하여 시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러한 약세 시황은 수주잔량이 대부분 소진되는 2012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 이후 신규수주는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황이 악화된다면 노후선박의 퇴출이 빨라질 것이고, 노후선박비중이 높은 Handysize 퇴출이 많아져 선형 중에서는 Handysize가 양호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Handysize 벌크선이 대형조선소보다는 중소형조선소, 중국조선소에 대부분 발주되어 있기 때문에 인도가 예정보다 낮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2010년 벌크선 수주량은 2009년 수준이거나 소폭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각화와 전문화로 위기 극복 국내 주요 조선소는 시작과 동시에 1970년대 불황을 맞이하였고 1980년대 불황도 견뎌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위기시절에 시설유지와 다각화를 통해 1990년대 이후 매출액규모가 급격히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규모를 확장하지 않고 오랜 업력을 보유한 대선조선을 보면 최근 매출액이 급격히 증가하긴 하였지만 1982년 이후 매출액은 500억원 내외, 영업이익률은 0~7% 수준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업체별로 금융위기 이후 수주잔량과 신규수주 감소의 영향은 다를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중 공업과 같은 대형조선소는 육상 및 해상플랜트와 같은 다각화를 통해 상선부문에서의 부족한 부문을 채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당분간 매출액 감소가 예상되고 수익성이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2~3년간 수주잔량이 해소되는 시점에서 상선부문의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이후 다각화된 사업부문이 정상화되면서 매출 유지 또는 증가세로 전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조선과 같은 조선 전문업체는 과잉 생산능력을 점차 줄이거나 다른 용도로 전환하면서 매출액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당분간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1980년대나 1990년대말의 위기를 이겨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수년간 매출액감소와 수익성악화를 극복해야 한다. 전 세계 조선산업의 화두는 친환경 선박이나 북극노선 운항선박, 해양플랜트 등의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선박이다. 이미 국내 대형조선소는 해양플랜트에서 우위를 점유하고 있으나, 갈수록 척박해지는 자원채굴상황과 주요 원천기술 선진국 독점이라는 측면을 고려해본다면 아직 개척할 분야가 많다고 할 수 있다. 비교적 다각화가 잘 되어 있는 현대중공업 외에도 이미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비중이 30%를 넘었을 정도로 다각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다. 또한 유럽 주요 업체 독점으로 알려진 크루즈선에 진출하고 있다. 비록 새로 진입하는 크루즈선이나 원천기술개발, 극지 자원개발 및 운송수단의 개발 등은 당장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상황이 되겠으나, 향후 줄어든 상선부문의 매출을 만회하고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조선산업이 초호황이었던 때에 더 적극적으로 진출노력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래도 과거 선진국 독점이었던 해양플랜트에서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고, 10~20년 전부터 노력해놨던 크루즈선 진출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인 상황이다. 앞으로 주요 조선업체와 정부는 선박에서 우리가 강점을 지속적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세계 해사기구의 모임에 적극적인 참여로 규제나 규정의 제정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며, 대형조선소는 다각화를 통해 전문중공업 업체로, 중소조선소는 특정 선형이나 선종에 특화된 업체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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